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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영종합사회복지관 곽보은 과장)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 에이지즘(연령차별주의)

관리자 | 2022-09-01 | 조회수 : 184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 에이지즘(Ageism, 연령차별주의) / 절영종합사회복지관 곽보은  


온 세상이 코로나19로 떠들썩한 가운데 최근 일어난 또 하나의 아동학대 사건을 보면서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망 사건을 비롯해 잊을만하면 줄줄이 터져 나오는 어린이집 폭력교사, 가정 아동학대 사건. 그리고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사회적 관심과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언론 기사, 뒤따라 발표되는 아동학대 예방대책.

그러나 상대적으로 또 다른 약자인 노인에 대한 사건들은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연일 뉴스에서 노인 학대 사건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피해자가 입은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마무리될 뿐, 노인의 사망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거나 공론화되는 것은 별로 보지 못했다.

아동학대와 노인학대 모두 중요한 사회문제임이 분명한데 왜 그럴까?

 

아마도 우리 사회 만연에 깔려있는 에이지즘(Ageism, 연령차별주의)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연령주의또는 연령차별주의(Ageism)라는 말은 나이를 기준으로 한 정형화된 생각과 사회적 편견에 따른 차별을 일컫는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현상이 되어 크고 작은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노인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꼰대’, ‘고집불통등 온갖 부정적인 단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틀니 소리를 빗댄 틀딱’, 연금을 축낸다는 뜻의 연금충’, 시끄럽게 말한다는 할매미등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입에도 담기 힘든 비하와 혐오의 단어가 여기저기 난무한다. 이러한 신조어의 존재만으로도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인데, 유행어가 되어 유희로 소비된다는 현실을 떠올리면 눈앞이 아찔하다.

 

우리도 모르는 새, 사회 곳곳에 에이지즘은 스며있다. 젊은 사람들은 노인이 모여있는 전철이나 공원은 가까이 가지 않으려 하고, 노인이 일하는 카페나 운전하는 택시는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으로 기피한다. 가슴 아프게도 우리는 나이 하나로 사람을 평가하고 구분 짓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자연스러운 나이 듦의 과정이 질병이나 혐오의 단어로 이름 붙여지고, 젊은 세대와의 갈등은 계속해서 세대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식을 변화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

먼저 노인의 경우에는 부지런히 사람을 만나고 어울리려 하고 사회적 관계 안에 머무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회에 큰 보탬이나 기여를 하라는 말이 아니다. 주변에 효용성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본인만이 가지고 있는 인생의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세상에 대한 흥미와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유지,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스스로를 힘없고 죽을 날만 기다리는 쓸모없는 노인으로 여기지 않아야 한다. 노화를 부정하는 것에서 벗어나 나이 듦을 존중하고 자부심을 갖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복지 계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 초연결(hyperconnectivity), 초지능(superintelligence)의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노인이 자기효능감과 자아통합감을 갖고 위풍당당하게 노년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웰 에이징(Well aging), 디지털 에이징(Digital aging) 등 급변하는 초디지털 시대에서 본 기관 역시 스마트 체험 존 운영, 스마트기기 활용 교육, 스마트기기 대여 및 체험 활동 등을 통해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정보화로 인한 소외 격차를 줄이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향후에도 노령층의 디지털 기기 적응력 향상과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보다 다양한 형태로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단순 지원 형태의 서비스에서 벗어나 노인의 심리·정서적 측면의 개입으로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노년기 사회 참여와 노후 설계를 위한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대 간 소통을 통해 상호 간의 이해도를 높이려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나이에 따라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대 변화에 따른 생애 주기의 맥락을 간과하고 나이만으로 할 일을 구분하기에는 이제는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 인구인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함께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을 통해 공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연령 기준의 변화, 평생 교육 체계 도입, 정년 연장 등의 제도적인 변화는 앞으로 우리가 풀어나가야만 할 숙제이다. 또한 고령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 문화, 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의 패러다임의 변화 또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세상에 늙지 않는 사람은 없다. 현재 노인의 삶을 우리 미래의 삶으로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그 힘든 첫걸음을 잘 떼어야만 비로소 연령차별을 극복하고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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