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덤과 기부 : 후원의 새로운 형태 >

절영종합사회복지관 남수현 사회복지사 

  사회가 경험하는 문제들이 복잡·다양해지며 복지 수요의 총량은 늘어났다. 정부는 공적 자원을 활용하여 대응하고자 하지만 정부 홀로 감당하기에는 어렵다. 이에 민간을 통한 복지 서비스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민간복지에서의 자원수요보다 동원 가능한 자원이 부족하기에 사회복지단체 등의 비영리 조직들은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을 하게 되었다. 양질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각 조직은 새로운 후원자 개발과 기금 모금 활동의 전략을 개발·적용하는 공통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기부는 민간복지 기능이 사회복지현장에서 원활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주요 자원이다. 또한, 사회 구성원의 공동체 의식을 촉진해 사회적 결속력을 다지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전통적 자선에 해당하는 기부는 감소하고 있다. 특히, 20대에서 30대의 기부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은 미래 기부문화에 대해 걱정을 하게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0대와 30대의 대표 문화로 자리 잡은 팬덤 문화는 기부문화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팬덤(fandom)’이란 일반적으로 특정한 대상을 열정적으로 좋아하여 빠져든 사람들이 모여 만든 집단, 혹은 그러한 문화를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개념이다. 팬덤은 단순한 팬을 넘어 공통의 취향을 공유하는 공동체로서 사회참여 문화의 주체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팬덤의 성격 중 대표적인 특징은 ‘집단적인 실천’이다. 팬덤은 공동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새로운 가치판단의 기준을 만들어 이를 적용한다. 특히, 팬덤 스스로 자신들의 역할을 부여하고 실천하면서 하나의 조직체와 같이 활동한다. 최근 들어 나타나는 팬덤의 대표적인 행동 양상은 일방적인 문화 수용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문화를 향유하고, 사회참여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참여 활동은 팬덤이 스타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다. 팬덤은 스타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주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사회참여 활동에 나선다. 팬덤 또는 스타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기부활동이 대표적이다. 자신이 응원하는 스타를 지지하기 위한 ‘서포트’의 한 형태인 문화 소비의 개념으로서 팬덤이 자체적으로 기부활동을 기획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팬덤을 중심으로 한 기부활동이 하나의 팬덤 문화로 자리 잡는 것을 통해 후원자를 마련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팬덤은 기부금 사용의 투명성이 보장되는 기관을 통하여 마케팅적 측면까지 고려된 기부를 하기 원한다.

  따라서 향후 후원자 모집 전략 수립에 있어 스타나 팬덤의 마케팅적 측면까지 고려하여 후원을 제안하고 이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또한, 팬덤을 통한 기부가 이루어질 경우, 적극적인 대외 홍보를 통하여 다른 팬덤에도 기관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어 추가적인 기부 행사가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변화하는 문화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것 역시 사회복지현장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다시금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